2023. 3. 21. 03:38ㆍ신화/인도신화
산스크리트어: महाभारतम्
힌디어, 네팔어, 네와르어, 마라티어: महाभारत
펀자브어: ਮਹਾਂਭਾਰਤ
타밀어: மகாபாரதம்
구자라트어: મહાભારત
말라얄람어: മഹാഭാരതം
텔루구어: మహా భారతము
오리야어: ମହାଭାରତ
칸나다어: ಮಹಾಭಾರತ
벵골어/아삼어: মহাভারত / মহাভাৰত
영어: Mahabharata
중국어: 摩诃婆罗多
인도 고대의 장대한 대서사시.
바라타족의 전쟁을 읊은 대사시[1]란 뜻이다.
서구권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와 같은 영향력을 가진 인도 문학의 정수로 꼽힌다.
《마하바라타》는 인도 북부의 부족들이 두 진영으로 나누어 벌인 전쟁이 구전되었다는 점에서 《일리아스》와 비슷한 면이 있다. 작중 배경 장소도 전부 인도 북부와 히말라야 산맥 일대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대로 《라마야나》는 인도 남부의 황야를 헤매는 주인공의 모험으로 현 스리랑카 땅인 랑카 섬까지 갔다가 고국인 코살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오디세이아》와 비슷한 면이 있다.
인도 시가에서는 2행을 1슬로카라는 단위로 묶어 부른다. 흔히 《마하바라타》 원문을 '10만 슬로카'라고 하므로 약 20만 행에 달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판 완역본이 저본으로 하는 보리(BORI: Bandarkar Oriental Research Institute) 교정본 《마하바라타》는약 7만 3천 슬로카에 불과하고, 이보다 분량이 많은 판본들도 10만 슬로카에는 미치지 못한다. 가장 긴 것이 남인도의 9만 6천 슬로카 판본이라고 한다. 흔히 《마하바라타》를 가리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합친 내용의 8배라고 하지만, 보리 교정본을 기준으로 한다면 약 5배 정도이다.
《마하바라타》는 18파르바로 구성되는데 현대 기준으로 보면 18권 정도 된다.의외로 적다? 구술에 의존한 탓에 내용 반복이 많은데, 당시에는 구술자가 청중에게 이야기를 며칠씩이고 들려주는 방식이라 앞에서 이야기했던 내용을 계속 환기시키고자 되풀이하여 말한 듯하다. 못 듣고 지나가거나 들었더라도 잊어버린 사람도 있을 테니까. 구전을 필사한 만큼 서술 방식이 현대의 책과 확연히 다른데, 이는 현대의 서술 방식에 익숙한 현대 독자가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원인이기도 하다.
교훈을 강조하기 위해 아주 길고 상세하며, 그 자체로 완결된 독립적인 이야기가 들어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마하바라타》에는 《하리스찬드라》, 《날라》, 《사비트리》, 《야야티》, 《드라우파디》, 《샤쿤탈라》, 《시비》 같은 유명한 전설들이 나온다. 현자들의 강론들이 수백행이나 줄줄이 이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바가바드 기타》 부분은 그 정점이라서 18장에 걸쳐 싸워야 할 이유를 설명한다.
본문에서는 왕이나 평민의 의무를 중점으로 하는 칙령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산티>라는 제목이 달린 파르바는 비슈마가 죽어가면서 유디슈티라를 위해 왕의 의무에 대해 강론하는 내용이다. 그 뒤에 이어지는 <아누샤샤나>도 <산티>와 분량이 맞먹는 완결된 책 한 권이나 다름없는데, 의식과 예배, 그것을 수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는 본편 스토리의 중심 이야기와는 다소 벗어난 '여담'에 가깝지만 《마하바라타》는 단순한 소설이 아닌 인도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경전이자 철학 백과사전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인도 저자들은 그 일부조차 놓치지 않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초창기 판본부터 길이가 범상치 않기는 했지만, 시대가 갈수록 이 서사시의 분량은 점점 늘어났다. 작품이 성립된 지 몇 세기 만에 드라비다인의 언어와 산스크리트어를 계승한 인도 아리아어로 번안되는 과정에서 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시인들은 이 위대한 서사시에 계속 무언가를 덧붙이고 자신들의 이야기도 넣고 싶어했다. 새로운 교의를 설파하는 선교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가르치는 새로운 진리를 이 오래된 서사시에 넣었다. 인도의 법전과 도덕률을 무미건조한 규약보다 훨신 효과적으로 백성들에게 주입할 수 있었다.
고대 인도는 유달리 신화와 민담이 많았는데, 이 많은 이야기들이 한국처럼 유실되지 않고 전달될 수 있었던 이유는 《마하바라타》나 《라마야나》 같은 대서사시 안에 모조리 우겨넣었기 때문이다. 《라마야나》도 흔히 알려진 이야기를 배제하면 사족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엄청나게 많다. 그렇게 이 작품들은 성장했고 결국은 온갖 것들을 합치고 바꾸는 과정에서 서사시가 노래된 최초의 의의는 완전히 소실되어 버렸다.
결국 서기 2~3세기에 접어들어 작품의 분량에 선을 그었다. 서사시의 내용이 운문으로 구술되었고, 각 권에 포함된 '슐로카'(행 대구로 된 송)의 수도 명시되었는데 서문에 따르면 슐로카의 수는 8만 5천 개 정도 된다. 하지만 한계는 당연히(?) 초과되었는데 지난 세기 콜카타에서 출간된 《마하바라타》는 하리의 경주에 관한 부록을 빼도 9만여 슐로카이다. 《마하바라타》는 인도에 있는 모든 신화와 전설의 백과사전이며 모두에게 웅장한 고전 전쟁 소설이자 모든 이야기의 본산 그 자체이다.
인도인들에게 《마하바라타》는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닌 과거로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역사와 실존의 자부심이자 거울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말한다.
"《마하바라타》에 있는 것은 이 세상에도 있고, 《마하바라타》에 없는 것은 이 세상에도 없다."
물론 인도인들의 기준이다.
현대에 널리 읽히는 《마하바라타》는 서기 5세기 이후의 것이다.
이 웅대한 서사시를 언제 누가 썼느냐를 두고 오랜 세월 연구되었는데, 현재 몇 가지 판명된 사실이 있다.
BC 14세기~10세기 사이에 크샤트리아 계급에 속하는 왕실의 두 분파 사이에 생겨난 갈등, 그들이 겪는 운명의 부침, 지배권 문제를 해결하고자 벌어진 대규모 내란이라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하스티나푸라와 쿠룩셰트라 같은 지역은 인도 북부에 아직도 존재하며, 그곳에서는 특정한 계절에 《마하바라타》의 등장인물들과 관련된 축제가 열린다.
본래는 영웅적 행위, 박해, 음모로 가득 찬 당대 어둠으로 물든 왕실의 이야기를 구전한 것이지만, 세월이 흘러가면서 일족의 오락물로 변해갔다.
이 작품은 무지에 눈먼 세상의 눈을 뜨게 한다. 태양이 어둠을 몰아내듯, 《바라타》는 종교와 의무, 행동과 명상 등을 설명하여 어둠을 몰아낸다. 보름달이 부드러운 빛을 비추어 연꽃 봉오리가 벌어지는 것으 돕듯, 이푸라나는 상세한 설명으로 인간의 지성을 넓힌다. 역사의 등불은 '자연의 자궁이라는 대저택'을 환히 비춘다.
브야사(Vyasa)
BC 9세기~8세기 무렵 8,800 슐로카에 달하는 서사시의 초창기 형태가 만들어졌다. 이 서사시의 이름은 《자야》(Jaya)로 승리라는 뜻이었다. 이 '자야'라는 말은
"승리의 노래 읊게 하소서"
라는 《마하바라타》의 첫 마디의 구절로 남았다.
이 서사시의 저자명은 브야사(Vyasa)인데[2] 이 자가 정녕 실존인물인지 아니면 이 장대한 장편 서사시 저자의 통칭인지, 그런 이름을 사용한 자들이 여럿 존재한 것인지는 아직 논란 중이다. 어느 쪽이든 이 서사시의 구절을 인용하자면 "한 사람의 손가락으로 무지개를 잡는 것"과 같이, 브야사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이다.
브야사의 출생은 《자야》의 첫머리에 나온다. 그의 어머니는 처녀의 몸으로 나룻배에서 그를 잉태했고, 그 후 산타누와 혼인하여 두 형제를 낳았다. 이 형제 중 아우의 미망인들은 브야사의 은혜로 임신하여 드르타라슈트라와 판두를 낳았고, 그 아들들이 '판다바'이다. 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인물들과 함께하는데 이것은 《자야》가 다른 서사시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브야사는 이 서사시에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의 등장인물들과 함께 한다. 모든 인물들의 과거와 미래를 알기 때문에 그들이 곤경에 빠질 때마다 해결책을 제시하며 그들을 돕는다. 이따금 그는 미래를 내다보고 앞으로 일어날 어떤 사건의 불가피성을 강조하여 주인공들이 운명에 따르도록 하기도 한다.
판다바가 인드라프라스타에 행복하게 정착한 순간, 브야사는 유디슈티라가 13년 뒤 일족을 파멸시키리라고 암시한다. 유디슈티라는 이것을 공포와 체념으로 받아들이고
"우리는 운명이 정해준 상황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어떤 식으로도 남을 자극하지 않고 생각과 말로 행동해서 절대적인 비폭력을 실천할 것이다. 그것이 운명의 명령에 대항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라고 말한다. 이것은 주사위 노름보다 훨씬 오래 전에 나온다. 또 이야기 초반에 판다바가 유랑할 때 브야사는 에카브라타 마을을 거쳐 판찰라로 그들을 인도한다. 그들은 판찰라에서 신부를 얻게 될 운명이었다.
이건 여담이지만 브야사는 파리크쉬트를 판다바들의 후계자로 소개하면서 서사시와 맞먹는 길이의 《바가바타》라는 후속작도 만들었다.
브야사는 서사시를 마음속으로 완성했을 때 창조신 브라흐마를 불러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방대한 시를 지었습니다. 여기에는 《베다》와 《우파니샤드》의 비밀과 미묘함이 드러나 있고, 교의와 생활방식에 대한 묘사,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역사, 네 카스트에 대한 규정, 고행의 본질, 신참자를 위한 규칙의 요체, 해와 달과 별들의 크기, 네 유가에 대한 설명, 탁발과 보시에 대한 설명, 특별한 목적을 위해 영혼이 육체를 갖추는 문제, 과학과 질병 치료, 순례지와 강, 산, 숲, 거룩한 성채와 궁전에 대한 묘사, 전쟁 기술, 여러 민족과 그들의 언어 및 특성에 대한 묘사, 어디에나 널리 퍼져 있는 보편적 정령에 대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브라흐마 신은 이렇게 말했다.
"가네샤에게 부탁해라. 가네샤는 네가 낭송할 때 그것을 가장 잘 받아 적을 수 있는 적임자다."
코끼리 머리를 가진 지혜의 신 가네샤는 한 가지 조건을 붙여서 그 일을 수락했는데, 그 조건이라는 것은 잠시도 쉬지 않고 구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저자는 가네샤 신이 구술을 받아 적기 전에 모든 낱말의 의미를 깨닫고 이해한다면 이 조건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브야사는 숨 막힐 듯한 속도로 구술을 계속했고, 가네샤는 그에 걸맞는 열정으로 구술을 받아 적었다. 도중에 칠필이 부러지자 가네샤는 제 엄니를 뽑아서 구술을 계속하기도 했다.
필기자가 구술 속도를 앞지르면 저자는 필기자가 낱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잠시 펜을 멈출 수밖에 없는 구절 -간결하고 함축적이며 농축된 구절- 을 곳곳에 집어넣어 필기자의 속도를 제어했다. 그래서 《마하바라타》에는 낭송할 때 강세와 음절의 구분에 따라 여러 층의 의미를 전달하는 구절이 곳곳에 존재한다.
《자야》는 브야사의 원래 서술을 경청한 비샴파야나가 자나메자야(쿠루 부족의 왕으로 아르주나의 증손자)의 궁정에서 많은 청중에게 그것을 전달한 다음 다음 단계에서 2만 4천 연짜리 《바라타》(Bharata)가 되었다.
자나메자야 왕의 궁정에서 그것을 들은 사우티라는 사람이 훨씬 뒤에 이 작품을 어느 숲에 모인 현자들에게 다시 서술했다. 위대한 나그네인 사우티는 사우나카라는 현자의 암자에 도착했다. 깊은 숲속에 있는 이 암자에는 수많은 현자들이 인류의 행복을 위해 오랫동안 의식을 거행하고 공물을 바친 뒤 평온하게 모여있었다. 그들이 그렇게 쉬고 있을 때 사우티가 들어왔다. 손님을 접대하는 예법에 따라 현자들은 그를 안전한 곳에서 편히 쉬게 하고 편안한 자리에 앉혔다. 의례적인 절차가 끝나고 손님이 여독을 풀었다고 생각하자 그들은 물었다.
"손님은 어디서 오는 길입니까? 어떤 이상하고 별난 일을 겪으셨습니까? 어떤 곳과 어떤 사람들을 보셨습니까?"
사우티가 대답했다.
"나는 쿠룩셰트라의 성지를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는 판다바 형제들과 그들의 사촌인 카우라바 형제들 사이에 18일 동안 전쟁이 벌어져 땅이 피로 물들었지요. "
판다바에 이어 하스티나푸라의 왕이 된 파리크쉬트는 깊은 명상에 빠져 있는 은자를 해친 죄로 뱀에 물려죽는 저주를 받았다. 이 저주가 실현되자 파리크쉬트 왕의 아들인 자나메자야 왕은 뱀에게 복수하기 위해 뱀을 제물로 바치는 희생제를 거행했고, 이로 말미암아 지상의 뱀이 모두 절멸하게 되었다. 이 희생제에서 비삼파야나는 브야사에게 직접 들은 《마하바라타》 이야기를 서술한다.
사우티의 서술은 이 단계에서 분량이 더 많아지고 질도 높아진다. 《마하바라타》의 내용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한다.
사실 브야사에게는 《마하바라타》에 나오는 와이샴파야나 외에도 자이미니를 비롯한 네 제자들이 있었고, 이들도 각각의 《마하바라타》 판본이 있었지만 내용이 판두 부족에게 부정적이거나 중심이 아니라고 하여 모두 없어졌다고 한다.
후대로 갈수록 구전의 분량은 늘어만 갔다. 일화와 철학, 도덕적 교훈이 보태진 끝에 AD 5세기 무렵 《마하바라타》라는 제목으로 10만 연짜리 초장편 서사시로 완성되었다. 《마하바라타》는 위대한 바라타족의 이야기라는 뜻이었다.
학자들은 교정, 변경, 첨삭을 확인하려고 애썼고, 이제는 원본과 달라진 부분을 알려주는 결정판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그 중심 내용은 이의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고대 '하스티나푸라'라고 하는 나라의 왕족들이 서로 내란을 벌였고, 판다바 가문이 승리했다는 것이다. 이 뼈대는 최고의 시적 가치를 지닌 산스크리트어 시구와 세부 묘사로 채워져 있다.
4. 기원[편집]
《마하바라타》의 중심 이야기인 쿠룩셰트라 전투는 베다 시대에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도의 청동기시대 말기인 BC 15세기부터 BC 10세기 무렵 2,000 km에 달하는 장대한 이라나/아리아나[3]에서 아리아인들이 인도 아대륙 북부로 동진했다. 이 아리아인들은 엘람을 몰아내고 이란 땅을 차지한 아리아인들과 같은 계통에서 갈라져나온 민족이었다. 아리아인들은 펀자브 일대에 자리잡아 인더스 문명의 드라비다인과 원주민인 오스트랄로이드를 밀어내고, 인도 서부를 차지하게 되는데, 이 시대를 전기 베다시대라고 한다.
이들은 전투적인 유목민족으로 여러 부족과 정치 집단으로 나누어졌으며, 자신들의 영역을 둔 부족들 간의 다툼이 매우 활발했다. 신석기시대에 인도로 건너와 인더스 문명을 형성한 농경민족인 드라비다인과 혼혈하면서 점차 농경생활로 바뀌게 되지만, 여전히 유목생활이 중점이었으며, 농경생활로 완전히 바뀐 것은 후기 베다시대에 접어들어서였다. 당시 인도 아리아인들은 여러 부족으로 나누어져 있었으며, 부족들간의 원로회의에서 왕이 선출되거나 아예 군주제가 없었다.
BC 10세기경 아리아인들은 펀자브 일대에서 동진해 야무나 강과 갠지스 강 중간에 있는 비옥한 평야를 정복했고, 브라만교와 카스트 계급이 형성되었다. 부족 수준을 벗어난 고대 국가가 형성되어간 것도 이 시기였다. 이를 후기 베다시대라고 한다. 《마하바라타》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전기 베다시대 혹은 전기 베다시대에서 후기 베다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추정되며, BC 14세기에서 BC 10세기 사이로 추정된다. 쿠룩셰트라 전투가 벌어진 배경인 쿠룩셰트라 평원은 강가 강(갠지스 강)과 야무나 강의 합류점인 델리 근처에 있는 비옥한 토지로, 상단에 서술된 평야 정복과 유사하며 전투를 벌인 주요 인물들의 증손자 세대에 후기 베다시대의 사회체제가 갖추어졌음을 알 수 있다.
쿠룩셰트라 전투는 당대 인도 북부의 지배층인 쿠루 부족과 판다바 부족(또는 판두 부족) 사이에서 벌어졌다. 이 부족들의 이름은 《마하바라타》보다 훨씬 오래된 기록에도 자주 언급되는 세력이 강한 실존 부족이었다. 쿠루 부족은 야무나 강의 상류 지역을 오랫동안 다스려 온 부족이었고, 판다바 부족은 쿠루 부족의 도읍인 하스티나푸라에서 남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인드라프라스타에 거주하는 신흥 부족이었다.
《마하바라타》의 내용에 따르면 판다바 부족의 귀족들이 쿠루 부족의 귀족 궁정에서 열리는 주사위 대회에 참가했다가 속임수에 넘어가서 부족들이 뿔뿔히 흩어지게 되었고, 이후 판다바 부족은 마츠야 부족의 궁정에서 보호를 받으며 판찰라 부족과 동맹을 맺고, 군세를 모아 하스티나푸라로 행진해 쿠룩셰트라 평원에서 싸우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즉 이 싸움을 벌인 자들은 인도 서북부 지역에 있는 아리아인 부족들로 당시에는 드라비다인이나 오스트랄로이드와의 혼혈도 지금보다 훨씬 적었을 것이다. 《마하바라타》의 주 배경 장소는 인도 남부를 주 배경으로 삼는 《라마야나》와 달리 인도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이 시대의 잔재로 보인다.
이 전쟁이 끝난 뒤 수 세기 동안 수많은 방랑 시인들과 음유시인들이 이 전쟁의 주요 사건들을 노래했다. 그리하여 이 전쟁은 고대 미케네 문명과 히타이트가 아나톨리아 반도 해안 지역에서 충돌한 것이 트로이 전쟁으로 구전되고, 암흑시대의 대시인 호메로스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라는 걸작으로 승화시켰던 것처럼 고대 인도에서 전설, 노래, 시의 핵심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한 세월의 과정에서 전쟁의 사실은 잊혀지고 전장의 영웅들은 배우가 되었으며, 단순한 패권 싸움에서 선이 승리하고 악이 패한다는 교훈을 담게 되었다.
《마하바라타》가 현재의 형태로 갖추어진 것은 사건이 벌어진 전기 베다시대는커녕 브라만교를 거쳐 힌두교가 완성된 이후로, 사회 문화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16대국시대를 거치며 부족 공동체의 집합체가 아니라 왕들이 다스리는 더 큰 지역으로 분할되었고, 전제군주정 국가가 되어 있었다. 마우리아 왕조의 찬드라굽타 마우리아 왕과 아소카 대왕의 정복은 인도 아대륙의 드넓은 지역을 한 통치자의 치하에 통일시켰고[4] 국가 의식이 나타났다.
하고 시인은 말한다. 인도 세계는 주위의 세계와 상호작용을 하고 있었지만 세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여전히 아리아인의 땅인 바라타였다. 아리아인은 히말라야 산맥과 빈디야 산맥 북쪽 사이, 서부의 타르 사막과 동부의 벵골 늪지대 사이에 집중되었다.
여담으로 《마하바라타》에는 비슈누 신의 여덟 번째 화신인 크리슈나가 아르주나의 친구로 나오며, 방랑생활 도중에 일곱 번째 화신인 라마찬드라의 이야기가 언급되거나 《라마야나》의 등장인물인 하누만이 판다바 부족편을 드는 등 《라마야나》보다 시간대가 뒤로 나오는데, 라마찬드라와 크리슈나의 기원은 16대국시대인 BC 6세기~4세기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문학적으로는 《라마야나》와 《크리슈나 이야기》가 먼저 완성된 것이 아니냐고 추측한다.
국내에서는 산스크리트어 전공자 박경숙이 1998년부터 산스크리트어로 쓰여진 원문의 완역 작업에 착수하여, 《마하바라따》라는 이름으로 새물결 출판사에서 2012년 09월 1~5권을 출판했다. 한국어 최초의 완역본이라 의의가 크지만, 내용이 매우 길고 또 다소 난해하여 초심자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내용상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쿠룩셰트라 전투가 이야기 전체의 중반 정도에서 끝나고, 나머지는 철학적 논의를 담은 이야기가 한동안 길게 이어지는 식이다. 2022년에 20권(!)으로 끝날 예정이라, 완역되면 세계에서 세 번째 완역(힌디어, 영어)이 된다. 4반세기에 걸친 필생의 번역에 역자의 건승을 기원하자. 5권 출판 후 오랫동안 소식이 없었으나, 드디어 2017년 2월에 6~8권이 출판되었다. 현재는 다시 감감 무소식...이다가 2022년 7월 9권이 출간되었다. 2022년 20권 완간은 무리이고, 그 후를 기약해야 할 듯하다. 여기에다 현재 절판되어서 안 나오는 권이 있어서 책을 처음 사서 읽는 독자들은 완독이 어려운데, 대표적으로 제2권은 출판사에 문의해도 당장 복간 계획이 없다고 한다. 완독을 위해서는 도서관에서 빌려보거나 중고도서를 구매하는 방법외엔 없을 듯 하다.
요약본으로는 박종인이 번역하고 나들목에서 출판한 4권짜리 《마하바라타》가 유명하다. 크리슈나다르마라는 힌두 승려가 영어로 요약한 것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원래 영어판에서는 단권(900쪽이 넘음)이었던 것을 4권으로 나누어 출판했다.[5] 새물결에서 출판하는 《마하바라타》 완역본에 누락된 내용들도 여럿 있어 같이 읽으면 상호보완을 한다. 예를 들어 판다바 형제들이 탈출할 때 배에 달린 엔진을 가동시켰다는 묘사는 새물결판 《마하바라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에서 많이 읽히는 《마하바라타》 중에 이 판본도 있는데, 국내에도 가끔 이 책을 《반지의 제왕》보다도 더 재밌게 봤다며 호평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밖에도 한국어 번역본이 몇 종류 있는데 주로 단 권이다. 이야기의 큰 줄기만 알아도 족한 사람에게는 이런 것들도 나쁘지는 않다. 주해신이 번역한 '민족사' 출판사 판본은 의외로 내용이 세세한 편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는 절판되었다.
그 외에 여기서 영역본과 산스크리트어로 된 버전을 읽어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마하바라타》 완역본은 새물결 출판사가 저본으로 한 보리(BORI) 교정본과는 다른 판본으로 내용이 훨씬 더 길다. 보리 교정본에는 누락된 이야기가 몇몇 있어서 전체 행수가 약 14만 6000행밖에 안 되는데, 강굴리가 번역한 상기의 판본은 이러한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분량이 더 방대하다. 대신 1800년대 후반의 번역인지라 가독성이 약간 떨어질 우려는 있다.
이 블로그 리뷰도 참고해 읽으면 좋다.
발화재로 지은 저택의 화재
히딤바 바까를 죽이다
혼수
칸다와 숲을 태우다 |
2장 회당
세상 수호신들의 회당 회의 자라산다를 처단하다 세상 정벌 라자수야 희생제 아르갸 쉬슈빨라를 처단하다 주사위 노름 잇따른 노름 |
3장 숲
숲 속의 가르침들 비마가 끼르미라를 처단하다 산사람
성지순례
이어지는 성지순례
귀걸이 빼앗기
불을 일으키는 나무
|
4장 위라타
위라타에 관한 장 소떼 습격 혼례 |
5장 분투
참으로 놀라운 이야기
|
해당 문서는 한국 완역본 기준이다. 즉 7만 3천 슬로카 판본으로 18파르바보다 훨씬 적다.
선을 상징하는 판다바 형제가 오랜 고난과 결전 끝에 악을 상징하는 카우라바 형제들을 쳐부순다라고 요약할 수 있지만 양쪽을 지원하는 수많은 영웅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군상극으로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판다바 형제들도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여러 가지 편법과 속임수를 쓰는 등의 모순을 내포하고 있으며, 악역인 카우라바 형제들 역시 자기 입장이 있고 나름대로의 신념을 관철하고 있어 단순히 권선징악적인 내용을 담았다고는 볼 수 없다.
판다바 5형제 중에서도 비중이 높은 쿤티 소생의 3형제인 유디슈티라, 비마, 아르주나 셋의 관계는 삼국지의 유비, 장비, 관우와 많이 닮아있다. 이들은 각각 자신의 특기와 능력치를 가지고 있으며 그중 아르주나가 자타공인 제일가는 영웅이긴 하지만 유디슈티라 또한 창의 달인이자 뛰어난 전차 기수이며, 비마는 힘에서 따를 자가 없는 자로 묘사된다.<a style="color: #0275d8;" hr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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