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방위의 신 ㅡ 로카팔라(Lokapala)

2023. 2. 22. 16:33신화/인도신화

  1. 인드라 = 제석천 - 동쪽

자신의 코끼리 아이라바타를 타고 가는 인드라를 그린 인도 삽화

삼주신[1]을 제외하면 신화 내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신으로서, 신들의 왕으로 불린다. 그러면서 대지 위에 있는 모든 종족인종을 품을 수가 있는 인간친구로도 여겨지는 신이며, 동시에 천둥번개를 다루는 뇌신이자[2] 무훈을 세우는 전쟁신이자 풍요를 관장하는 신으로, 베다 시대에 주로 신앙되었다.

이름인 '인드라'의 의미와 어원은 불분명하여 학자들 사이에서도 여러 가설이 있다. 의미는 '빗방울', '강력한 힘을 가진' 등의 추측이 있으며, 어원은 주로 산스크리트어 어근이나 원시 인도유럽어 단어에서 유래되었다고 보는 듯. "마헨드라(위대한 인드라)" "아마렌드라(불멸의 인드라)" "바즈라파니(바즈라를 든 자)" 등의 별명을 가지며, 불교에선 제석천이라 불린다. 한자로는 '인다라(因陀羅)'라 음역한다.

옛 인도에선 무지개를 인드라다누스(indradhanus)라 부르기도 했는데, 이는 '인드라의 활'이란 뜻이다.

왼손에는 번개를 상징하는 바즈라(금강저)를 들었다. 이 바즈라로 아수라 브리트라를 무찔렀으며 바즈라 외에 칼, 올가미, 갈고리 등 다른 무기를 들고 있을 때도 있다.

말이 끄는 전차나 유해교반 때 탄생한 머리 셋 달린 백마 웃차이쉬라바스를 탈 때도 있지만, 가장 흔히 알려진 탈것은 코끼리 아이라바타다. 역시 유해교반에서 태어난 동물로 신화적으론 구름을 상징하는데, 후대에 인드라의 신앙이 약해지며 시바에게 험한 꼴을 당한 적도 있다.

싸움이 일어나기 전에는 제사 때 바친다고 하는 신의 술 소마를 즐겨 마시며, 천둥번개를 무기로 아수라를 물리치며 천계를 수호한다. 베다 이후 세상을 수호하는 역할은 비슈누에게 넘어가지만 브리트라를 무찌르는 등 강력한 무훈을 가진 신이다.

거주지는 천상의 영역 중 하나인 스바르가이며, 인드라는 이곳의 왕이다. 스바르가는 선하지만 아직 해탈을 얻지 못한 영혼들이 환생하기 전 잠시 머무는 장소다.[5]

아내는 아수라 풀로만의 딸 샤치. 인드라니(인드라의 아내)로도 불리는 여신으로, 개별적인 신격이라기보단 인드라의 아내라는 성질이 강하다. 참고로 인드라가 샤치를 강간해서 아수라와 전쟁을 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이건 인드라가 아니라 인드라에 대응하는 불교제석천 이야기다. 인도 신화의 경우 베다에서 샤치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인드라에게 선택받았다고 나오며, 샤치는 그의 아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는 묘사도 있다.

2. 바루나(Varuna) - 서쪽

마카라를 타고 있는 바루나

바다, , 창공(하늘)[1], 정의를 관장하는 신이다.[2] 그러면서, 한때는 파라 브라흐만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이름인 바루나는 '감싸다, 옭아매다'라는 의미의 산스크리트어 어근 vṛ에서 유래했기에 '감싸는 자', '옭아매는 자','덮은 자'[7] 정도로 해석된다. 브리트라와 이름의 유래를 공유하는데, 바루나는 만물을 감싸는 창공(바다)이자 질서가 유지되도록 옭아매는 자라는 긍정적 맥락을 가지는 반면, 브리트라는 물을 가두어 가뭄을 불러오는 자라는 부정적 맥락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바루나는 때때로 현자(Prachetas), 물의 지배자(Jalapati), 수중생물의 주인(Yadapati), 물의 왕(Amburaja), 올가미를 쥐고 있는 자(pasi)로 불리기도 헀다고 한다.

보통 하얀 피부에, 남자의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중성이나 여성의 모습으로도 나타나곤 했다. 그러면서 오른손에 올가미를 쥔 채 마카라라고 하는 불리는 전설상의 바다괴물 위에 앉아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수천(水天)에 대응한다.

2. 야마 - 남쪽

인도 신화의 명계(나라카)를 다스리는 신으로, 베다 시대부터 죽음의 신이란 위치를 유지했다. 방위를 담당하는 신 로카팔라의 일원으로서 남쪽을 상징하기도 한다.

어두운 안색의 남성으로 묘사된다. 피처럼 붉은 옷 또는 푸른 옷을 입고 화려한 장신구를 두르며, 왕관 또는 화염으로 만들어진 머리장식을 쓰고 있다. 팔은 4개 또는 2개로 그려지며 손에는 곤봉과 올가미를 잡고 있는데 가끔 지팡이나 칼을 들기도 한다. 올가미는 죽은 이의 영혼을 묶어 명계로 데려가는 포승줄이고, 곤봉은 정의로운 판정을 하고 악을 섬멸하는 무기다. 탈것은 개 또는 물소로, 마하바라타에선 본인이 직접 개로 변신해 아들 유디슈티라를 만난 적도 있다.

병(病)이라는 마차를 탄 모습으로도 그려지는데, 마차는 네 개의 눈이 달린 개 두 마리가 끈다고 한다. 이들은 신성한 개 사라마의 자식들이며, 사라메야(사라마의 자식)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야마의 부하로서 인간계를 다니며 죽을 만한 사람을 찾아 명계로 데려간다. 야마두타라는 부하들도 있는데 이들은 밧줄을 든 사신들로, 사라메야들과 똑같은 일을 하거나 명계에서 죄인들을 벌한다. 보좌관은 브라흐마의 아들 치트라굽타로, 야마가 브라흐마에게 자신을 도울 존재를 달라 청해서 창조되었다. 치트라굽타는 모든 생명체의 선악을 기록하고 가끔은 야마 대신 망자를 천국으로 보낼지 지옥으로 보낼지 결정한다.

4. 쿠베라(kubera) - 북쪽

부(富)의 으로, 야크샤를 이끄는 수장이다. 힌두교에서 방위를 상징하는 신들인 로카팔라의 일원이기도 하며, 쿠베라는 북쪽을 상징한다.

'에카쉬핑갈라(금색 외눈을 가진 자)', '다나디파티(부귀영화의 왕)', '약샤라자(야크샤들의 왕)', '킨나라라자(킨나라들의 왕)' 등의 별명을 가진다. 불교에서는 비사문천에 대응한다.

5. 아그니 - 동남쪽

 

인도 신화에 나오는 . 의 신이다. 힌두교에서 방위를 상징하는 신들인 로카팔라의 일원이기도 하며, 아그니는 동남쪽을 상징한다.

'하브야바하나(희생제에 사용하는 버터[1]를 옮기는 자)', '즈바라나(광채)', '바이슈바나라(비슈바나라와 관련된)[2]', '바흐니(바람과 여행하는)', '삽타지비(7개의 혀를 가진 자)' 등의 별명을 가진다.

불교에서는 화천(火天,불교의 호법신. 십이천 중 한명)에 대응한다.

붉은 몸을 불꽃의 옷으로 감싸고, 7개의 혀와 2개의 머리를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2개의 머리는 각각 가정용 불과 희생제의 불을 상징하는데, 가끔 1개나 3개 머리로 묘사될 때도 있으며, 3개 머리는 보편적인 불과 태양열과 번개의 열을 상징하는데 베다 시대의 잔재. 주식은 희생제에 사용하는 기름이며 7개의 혀는 그가 얼마나 빨리 기름를 먹어치우는지를 나타낸다. 7이라는 숫자는 아그니가 힌두 우주론에서 말하는 7가지 대륙 모두에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것을 상징. 몸에서는 광채나 불꽃이 뿜어져 나와 회화에선 후광이나 불꽃을 두르고 있는 묘사가 많다. 탈것은 산양 또는 코뿔소로, 팔은 2~4개로 묘사되며, 손에는 불타는 창이나 횃불, 도끼를 들곤 한다.

6. 찬드라(chandra) - 동남쪽

 

의 신. 제례도구이자 신들의 음료 소마의 신격화이기도 해 흔히 소마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찬드라란 산스크리트어, 힌두어, 그밖의 힌두 문화권 언어로 '빛나는', '밝은' 혹은 '달'을 뜻하는 단어다.

처음부터 달의 신은 아니였다. 본래는 제례도구이자 신들의 음료로 묘사되는 소마의 신이였으며, 달의 신이 된 것은 베다 후기~힌두교 시대 초기 즈음. 베다 시대에 소마는 제례도구이자 신들이 힘을 얻는 음료로서[5] 위상이 높았으며, 베다에서 식물의 왕[6]이자 신들의 아버지에 비유될 정도였다. 이런 위상을 바탕으로 음료 소마를 의인화한 신격이 등장하는데, 이 신이 소마다.

젊고 아름다우며 두 팔에 곤봉과 연꽃을 들고 다니는 것으로 묘사된다. 구릿빛 몸에 붉은 깃발을 꽃은 3륜 전차를 타고 있으며, 전차를 끄는 것은 안타로프(영양) 한 필 또는 백마 열 마리.

7. 수리야(surya) or 니르리티 - 남서쪽

인도 신화태양신. 힌두교에서 방위를 상징하는 신들인 로카팔라의 일원이기도 하며, 수리야는 니르리티와 함께 남서쪽을 상징한다. 수르야라고 하는 이름은 '빛나다'라는 의미를 가진 동사원형 svar에서 파생된 말이기도 하며, 하늘을 가볍게 나는 새를 뜻하는 스바르가(Svarga)도 이와 동일한 어원을 갖는다고 한다.

2개~4개의 팔을 가지고 몸은 금빛으로 빛나며 머리엔 왕관을 쓰고 있다. 손에는 부활재생을 상징하는 연꽃을 비롯한 꽃, 조개 껍데기, 챠크라를 상징하는 원반, 지팡이나 지식을 상징하는 필기구[15]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가끔 망토를 두르거나 높은 부츠를 신은 것으로도 그려지는데 헬레니즘 문화페르시아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한다.

수리야의 몸은 태양 그 자체라 여겨지는데, 그리스 로마 신화북유럽 신화처럼 마차에 태양을 타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마차는 그냥 탈것이고 수리야 본인의 존재 자체가 곧 태양 그 자체다. 그래서 수리야는 언제나 강한 빛과 열을 발산하며 아내 산즈나가 이것에 질려 잠시 수리야를 떠난 적이 있을 정도.

 

 

8. 바유(vayu) - 서북쪽

바람과 공기의 신. 바유란 산스크리트어로 바람, 공기를 의미하는 단어로 자연물인 공기나 바람을 의미하는 일반명사로도 사용할 수 있다. '프라나(숨, 생명력)', '아닐라(바람, 공기)', '바타(공기의 원소)[1]', '비야나(공기)', '무키야프라나(생명력의 으뜸)' 등의 별명을 가진다.

선신인 데바로 분류되면서도 성격이 격하고 과시욕이 강한 것으로 등장한다. 이 일화가 드러나는 것이 메루 산에 대한 일화인데, 하루는 현자 나라다가 장난으로 바유에게 메루 산을 쓰러트려 보라고 부추겼다. 이에 바유는 메루의 정상을 향해 강력한 바람을 날려 공격을 했는데, 가루다가 와서 날개를 넓게 펼쳐 방어하고 있었기 때문에[10] 통하지 않았지만 1년 동안 계속해서 바람을 날렸다고 한다. 하지만 가루다가 다른 일을 하러 잠시 자리를 뜨자 바유는 그 때를 노리고 필사적으로 바람을 날렸다. 마침내 산의 정상이 바람에 날아가 남쪽 바다에 떨어져 섬이 되었는데, 그 조각이 바로 스리랑카라고 한다. 간단히 말해 나라 하나를 바람으로 날린 셈이다.

<< 우유바다 휘젖기 >>

태초부터 데바(신)과 아수라(악마, 악신)은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 그러던 어느 날 데바들의 왕인 인드라는 우연히 리쉬(聖仙) 두르바사를 만나게 되고, 두르바사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화환을 인드라에게 선물한다. 인드라는 이 화환을 자신의 코끼리 아이라바타에 걸어줬는데, 꽃향기에 이끌린 벌 때문에 아이라바타는 화환을 땅에 던졌다. 그러나 이 화환은 제사에 사용하는 신성한 화환이였기 때문에 두르바사를 격분하게 했고, 그는 인드라에게 모든 힘을 잃게 되리라 저주했다.

이 사건으로 인드라가 힘을 잃게 되자 아수라들은 그 틈을 타서 데바들을 대패시키고 데바들은 몰살당할 위기에 처한다. 속수무책이였던 데바들은 주신 비슈누에게 도움을 청하고, 비슈누는 세상을 둘러싼 우유 바다(사가라키시라)를 휘저어 얻은 불멸의 약 암리타로 승리를 얻자는 비책을 낸다. 동시에 우유 바다는 너무나 광대하니 휘저으려면 아수라의 도움이 필요하며, 그들에게도 암리타를 나눠 주겠다고 속여 우유 바다 휘젓기에 동참시키라고 권했다.

계획이 시작되자 데바들은 메루 산 동쪽의 있는 만다라 산을 뽑아와 회전축으로 삼고, 거대한 뱀 바스키로 하여금 만다라 산을 휘감으라고 했다. 비슈누 자신은 화신인 거북 쿠르마를 통해 만다라 산이 가라않지 않게 떠받쳤다. 그리고 아수라들이 바스키의 머리 쪽을 잡고 데바들이 꼬리 쪽을 붙잡아 만다라 산을 휘저어 우유 바다를 휘젓기 시작했다. 문제는 모두가 바스키를 잡아당기며 휘젓다보니 바스키는 잡아당겨지는 고통에 울부짖으며 불과 독을 토해댔고, 만다라 산을 이용하다보니 그 곳의 동식물이 모두 바스키의 불과 독에 죽거나 진동에 떨어져 죽는 바람에 인드라가 폭풍우의 힘을 이용해 불을 꺼야 했다.

이렇게 해서 무려 천 년 동안 데바들과 아수라들은 우유 바다를 휘저었다. 천 년이 지나고 나서 처음으로 물결이 일으면서 그 속에서 바다의 불순물이 응축된 푸른 독약인 하라하라(Halahala) 독이 형성되었는데, 이것은 파괴의 신 시바가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 삼켰다. 제아무리 시바라도 이 독을 완전히 삼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였기에 독 방울을 목에 살짝 붙잡아놓았고, 그래서 시바의 목은 파랗게 변하게 되었다. 시바의 별명 중 하나인 날라칸타(푸른 목의 신)도 여기서 나온 별명. 이 하라하라가 위에서 바스키가 울부짖다 토해낸 독이라는 판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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